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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한 생각들

091122 나이:歳

 09년11월22일. "학생 시절에 알고 지내던 할머님이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장례식에 가보니 손자와 손녀가 스무 명에 증손자와 증손녀까지 있더라고요. 손자와 손녀들이 할머님을 엄청 따랐다네요. 그래서 그때 결심했죠. 스무 살이 되면 바로 결혼해서 딸을 낳고, 딸이 스무 살이 되면 바로 결혼을 시키고 그리고 바로 아이를 낳는다면, 마흔 살 초반에 할머니 소리를 들을 수 있겠구나 하고."

 "...조금 늦은 것 같은데요."

                                                                                                            -토요일 저녁, 서무과에서의 잡담中

  시간을 조정하는 능력을 갖춘 빠른 생일의 보유자로 나이를 대충 대답하고 다닌 탓도 있지만, 일본에 와서 한국과는 다른 계산법이 되다 보니 자신도 헷갈리던 중에 지인의 블로그 글을 읽고 정말 오랜만에 나이를 세어 보았다.

 좌절했다.

 남자는 딸린 식구를 책임질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질 때 비로소 어른이 된다는 약간은 구식의 사고회로를 가지고 있다 보니 아직 아이 그대로인 자신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냉정하게 현재 상태를 가늠해보고 지금처럼 본가의 지원 없이도 혼자서 학업을 계속해 나가는 것은 가능하지만, 한 명이 더 추가되었을 땐 엉망진창이 되어버린다는 판단을 내려, 가을을 맞아 흔들리던 내면을 다잡았다는 조금은 씁쓸한 이야기가 오늘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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