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일상들

100121 감기:風邪


 10년01월21일. 수업과 아르바이트를 모두 포기하고 15시간 정도를 방에서 죽어 있자, 38도에서 오르락내리락 하던 열이 겨우 내렸다. 덕분에 일본 생활이 2년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처음으로 병원이란 곳에 진료를 목적으로 가 보았지만, 구경은커녕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로 격리되었다는 이야기.

 다행히, 다달이 꼬박꼬박 강탈당하던 의료보험이 효력을 발휘해서 인플루엔자 테스트, 초진비, 진료비 등을 포함해도 지출은 많지 않았다.

 [보험분 합계 6,720엔 (초, 재진료 2,700엔 / 검사료 3,340엔 / 처방전 680엔) * 본인 부담률 30% = 2.020엔]
 + [선정요양비(選定療養費) 1,500엔]
 + [약 2,290 엔 * 본인 부담률 30% = 690엔]
 = 4,210엔

 ...취소, 정리해보니 많다.

 선정요양비(選定療養費) 라는 녀석이 뭘까 하고 찾아보니 추가되는 경우가 여러 가지 있는데, 내 경우에는 200병상 이상의 병원에서의 초, 재진이라는 항목으로 들어간 것 같다. 간호학과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정확하게 알려줄 것 같지만, 국가시험이 한 달도 남지 않은 학생들에게 접근했다가 옮기기라도 하면 두고두고 원망받을 것 같으니 단념.

 인플루엔자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지만, 남자 기숙사에서 이미 9명이나 인플루엔자 환자가 나오기도 했고, 검사 시기가 조금 이르다는 점에, 혹시라도 열이 내리지 않으면 다시 찾아오라는(돈을 내라는) 소리를 들었다. 재진료는 조금 더 저렴할 것 같기는 하지만, 병원까지의 수송비(?)가 만만치 않아서 문제라는 이야기.

 요즘의 한국처럼 병원에서 받은 처방전으로 약국에서 약을 받는 방식이지만, 일본의 약국이란 녀석이 특이하다(그래 봐야 한 번 가본 거지만). 흔히 떠올리는 벽면이 영양제와 드링크와 기타 등등으로 둘러싸인 약국이 아니라 깔끔한 보험회사 서비스 센터에 가까운 이미지. 둘러보아도 약은커녕, 그 흔한 반창고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 물품들은 보통 드러그 스토어에서 구매을 하기에 약국에서 판매를 안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처방전을 내고, 번호표를 뽑고, 번호를 부르면 바로 약을 주는 게 아니라, 알레르기 성분, 약의 개수, 투약 방법에, 심지어 영수증까지 설명해준다. 맨 위에 있는 사진이 약과 함께 받은 설명서 중 하나.

 적다 보니 왠지 다시 열이 오르는 기분이 든다. 학생 식당의 아르바이트는 안전을 위해 이번 주 내내 쉬게 되었지만, 급료를 생각하면 마냥 기뻐할 수가 없다. 다음 주도 빠지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내일은 20시간 정도 죽어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 

'소소한 일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207 다도회:茶道会  (5) 2010.02.07
100202 다도:茶道  (6) 2010.02.02
091222 귀국:帰国  (0) 2009.12.29
091219 일상:日常  (0) 2009.12.19
091212 휴일:休日  (0) 2009.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