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들
090301 졸업식:卒業式
紫茨
2009. 3. 1. 22:48
09년03월01일. 특별히 사진을 부탁받지도 않았고, 3일째 비가 계속되고 있었기에 한참을 주저하다 기숙사를 나섰다. 가족들이 참석하게 되는 행사에는 좌석이 부족하기 마련이라 재학생들에게 참석 의무는 없지만, 생각보다 많은 학생이 양복을 차려입고 행사장에 들어가거나, 평상복 차림으로 꽃다발을 들고 행사장 주변에 모여들어 있었다.
학교 외부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간호학과 3학년들이 졸업생 대부분을 차지하기에, 접점이 없는 나로서는 축하의 말을 건넬 사람이 많지 않다. 궂은 날씨로 행사장 내부가 후덥지근하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해서 오오타키(大多喜) 지역 보스께서 한 말씀 하시려는 틈을 노려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느긋하게 비 구경을 하며 앉아있으니, 애매모호한 표정들의 졸업생들을 시작으로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비 오는 날의 졸업식이기에 단체 사진은 취소(또는 미리 찍어놓은 사진으로 대체)되고 개인적인 사진이나 선물을 주고받는 정도로 뒤풀이가 끝나 버렸다. 애초에 음주가 허용되지 않는 학교이기에 각종 행사의 뒤풀이가 담백한 걸지도 모른다.
그나마 가장 과격(?)한 모임인 오키나와현(沖縄県) 출신의 학생들이 건물 밖에 모여 단체 사진을 찍었을 뿐, 졸업생 대부분이 오래 머물지 않고 가족들과 돌아갔다. 가족들이 차를 가지고 온 졸업생의 경우에는 바로 짐을 싣고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다고 한다. 오늘로 1년간의 일정이 모두 끝나고 봄 방학이 시작된다.
졸업 행사를 위해, 오늘도 학생 식당의 (비싼) 점심이 (더 비싼) 도시락으로 대체되었다. 배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