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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들

100213 눈:雪


 10년02월13일. 간만에 찾아온 주말 아르바이트를 위해 집을 나서려니, 제법 눈이 내리고 있었다. 희끗희끗하게 보일 정도로 눈이 쌓이는 일이 드물기에, 다시 집으로 들어가서 사진기를 들고 나와 학교로 가는 길을 담아 보았다.



 비가 눈으로 바뀐 것인지 젖은 땅바닥에는 전혀 쌓이지 않았지만, 느긋하게 걷는 사이에 우산 위를 눈이 덮어나가기 시작했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일이 드문 곳이라, 이 정도로 내리는 눈을 보는 것은 삼 년만인 것 같다.


 간만에 위장색의 효과를 받는 저수지 오리의 꽥소리에 입맛을 다시면서 식당으로 향하는 비탈길을 올랐다. 언젠가 블로그에 적은 듯한 느낌도 받지만, 본디 세 마리였던 오리 중 두 마리가 파카 재료만 남기고 사라진 이후로, 지금은 한 마리만 남아 있다.



 눈이 온다는 건 밖이 춥다는 이야기, 밖이나 집 안이나 춥기는 매한가지, 등유는 다 써가고, 눈이 오니 등유를 사오기도 요원하고, 오늘도 전기 난로와 쫄쫄이로 버텨야 하는가 같은 상황 연상에 따른 암울함으로 툴툴대며 걸어가는 사이에 식당에 도착했다. 애초에 그렇게 넓은 학교도 아니라는 이야기.



 오늘의 점심은 카레라이스. 자르고, 튀기고, 볶고, 끓이고, 담고, 나르고, 끝. 참 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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